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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북핵 새 전략' 언급…한미 소통·조율 더 중요해졌다

 미국 백악관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사흘 만에 나온 첫 공식 입장이다. 지난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전반적인 대북 접근법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언급의 연장선상이다. 미국 새 행정부의 북핵 관련 메시지가 정향성을 갖고 관리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이미 예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정상 간 담판 형식을 통해 해묵은 북핵 문제의 극적인 해결에 도달하고자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과의 결별 선언이기도 하다. 미국 조야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큰 틀에서 실무 당국자 협상을 통해 쟁점을 정리해 나가는 이른바 보텀업 방식으로 대북 접근법을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것 같다.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원맨쇼'에 의존한 문제해결 방식은 동맹 및 이해 당사국들과의 공조와 협의 복원을 통한 다자주의적 접근으로 외교의 외연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아울러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점검에 착수한 만큼 한미 간 소통과 이견조율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새로운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어야만 해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우리 외교안보 라인과 바이든 외교팀의 협의를 거쳐 한미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길 기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정상회담이 당장에는 어렵다면 비대면 화상 회담이든 전화 통화든 정상 간 소통과 조율의 기회가 마련되도록 실무진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겠다. 마침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분간 진행한 유선 협의는 그런 외교 노력의 바람직한 첫걸음이다. 두 나라의 안보수장은 이른 시일 내 양국 정상 간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8년간 활동했던 오바마 정부 시절처럼 한반도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우리 외교당국은 한반도프로세스의 재가동 필요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핵 실무협상 경험이 풍부한 성김 전 주한 미국 대사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으로 임명된 것은 우리에게는 좋은 소통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용 외교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외교채널 가동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과 태도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운 정책을 성안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국무장관을 보좌할 실무 외교당국자들이 상원 청문회를 거쳐 정식 취임하는데도 역시 절차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북한이 과연 이런 과정을 뒷짐 진 채 인내심 있게 지켜볼지가 관건이다. 이른바 기선 제압용으로 북한이 모종의 액션플랜을 벼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은 그래서 미국 쪽에서 먼저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자 신문에 '김정은은 미국 새 대통령들을 자극하는 것을 좋아한다. 바이든의 팀은 준비돼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WP가 유력지이기는 하지만 일개 신문의 진단과 논조에 바이든 정부의 입장이 널뛰듯 냉·온탕을 오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이 미국 신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간보기든 협상용이든 핵실험 또는 미사일을 동원한 무력 시위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해 온 전례를 바이든 행정부 외교당국에 상기한 효과는 있어 보인다. 만일 북한이 너무 일찍 높은 수준의 트리거를 당긴다면 자칫 북미 관계는 현재의 '평화적인' 교착상태보다 더 얼어붙을 수도 있다. '전략적 인내'라는 구호 아래 사실상 북한 문제를 방관하다시피 한 오바마 정부 시절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의 중핵을 구성하고 있어서다. 남북한과 미국이 각자 관망과 자제 속에서 가까운 미래의 새로운 상황전개를 염두에 두고 '한반도의 봄'을 안정되게 잘 관리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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