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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주장하며 평화 막는 북핵엔 한마디 안 하는 정권


문재인 대통령이 6·25 7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힘으로 반드시 평화를 지킬 것"이라며 "체제 경쟁은 오래전에 끝났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도 "통일을 말하기 전에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며 "평화가 이어진 후에야 통일의 문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지금 문 대통령뿐 아니라 한반도 구성원 전체가 모두 평화를 원한다. 그런데 그 평화를 방해하는 문제의 근원이 북핵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한 한반도는 전쟁의 먹구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이거나 환상이다. 북핵을 없애지 않으면 진짜 평화는 올 수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 6·25 기념사는 '북핵'과 '비핵화'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그랬다. 평화를 말하면서 평화를 막고 있는 북핵은 말하지 않는 모순이다.

최근 북이 남북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군사 도발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도 북핵에 있다. 핵은 포기할 수 없으니 문 정부가 앞장서서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를 들어줄 리가 없다. 이렇게 가면 결국 또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 순간에도 증강되고 있는 북핵은 우리 생존이 걸린 최대 안보 현안이다. 이에 정면으로 대처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며 회피한다고 평화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는 물론 정부·여당에선 아무도 '비핵화'를 말하지 않는다. 북이 "비핵화는 개소리"라고 했는데도 비판 한마디 없다. 오히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하자" "남북 철도·도로 연결하자"며 평화적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 대북 제재를 흔들려는 행태를 보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여당 의원은 "유엔 제재 위원들을 만나서 제재 일부 완화에 대해 강력히 요청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대로 가면 '북핵 있는 평화'라는 북한이 가장 원하는 주장까지 나올 지경이다. '핵 보유 + 제재 해제'라는 김정은 목표가 이뤄지면 한국민은 핵 인질이 된다.

북한 내각이 27일 핵심 지지층인 평양 시민의 물과 채소 공급을 위한 '중대 결정'을 채택했다고 한다. 북 경제가 나쁘다는 의미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가 겹쳐 올해 북한 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문가 분석도 있다. 이런 제재 효과가 본격화할수록 김정은은 핵이냐, 경제냐를 선택하도록 내몰리게 된다. 제재만 지키면 군사 조치 없이 북핵을 없앨 수 있다. 이 제재를 흔드는 것만은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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