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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적자 국채 111조, 후손들 재산 훔치는 것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국회 원구성조차 못한 가운데 26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경예산안 처리가 미뤄지면 국민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추경안 국회 통과를 주문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추경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들의 고통은 커질 것"이라며 추경안 국회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국가 최고 권력기관들이 잇달아 '국민 고통'을 들먹이며 추경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적자 국채에 의존하는 추경을 두고 미래 국민들의 재산을 훔쳐 쓰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3차 추경안은 35조3천억원짜리 초대형이다. 1차(11조7천억원), 2차(12조2천억원)에 이어 3차 추경을 하는 것은 4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거니와 단일 추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게다가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23조8천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올 한 해 국가채무는 840조2천억원으로 111조4천억원 늘어난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1%에서 43.5%로 수직으로 치솟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있는 기준선으로 제시한 46%에 바짝 다가선다.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아껴온 재정건전성이 너무 빠른 속도로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국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가 급하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번 추경안의 부실 졸속 우려를 지적했다. 고용안정대책은 공공부조 성격이 강해 구직자 역량을 제고하고 실질적 도움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예산으로 밀어붙이려는 일자리 55만 개 중 상당수는 기존 재정 사업과 중복됨을 말하고 있다. 한국형 뉴딜은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선순환 경제구조 구축'이라는 취지를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런 3차 추경안은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의 세심한 심의를 거쳐 검증하고 집행해야 한다. 지금 같은 추경안은 머잖은 장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대외신인도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국회는 아직 상임위도 꾸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6월 말로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하다. 오히려 불요불급한 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여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지혜를 촉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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