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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에 허용한 원격의료 국내서도 늦출 일 아니다

정부가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원격의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한 의료 벤처기업이 규제 샌드박스 민간 전담기구인 대한상공회의소에 신청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행 의료법상 국내에서는 불법이지만 해외 교민·유학생들이 2년간 원격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고무적이다. 의료 수준이 낮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언어 문제로 애로를 겪는 재외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도 좋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전화 상담과 처방 등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원격의료의 효용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 감염병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세상이 빠르게 '비대면 시대'로 이동하면서 원격진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과 상급 종합병원 등 3300곳을 회원으로 둔 대한병원협회도 6월 초 "비대면 진료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개업의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진료의 질, 오진 위험성, 대형 병원 쏠림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의협은 28일 대규모 항의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의료 영리화로 인한 공공성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청와대와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의료계 반발이 거세고, 당청 엇박자 논란이 일자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원격의료 대신 '비대면 진료'라는 명칭을 내세운 것도 의료 영리화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원격의료 시장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재외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국민이 못 누리는 것은 역차별이다. 의료계도 세상이 변하고 비대면 진료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본격적인 공론화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찬반 논란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21대 국회도 10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의료법 개정을 위해 활발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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