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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당선시켜, 종북세력의 위선 깨자"… 3만 3000명 탈북사회 '환호'

‘목발 탈북’지성호 나우 대표와 쌍두마차… "무조건 퍼주기식 대북정책에 제동을”

 
 

강남, 양천, 용산구 거론

▲ 국회 본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태영호 전 공사. ⓒ박성원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월 총선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탈북민 사회는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그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당선된다면 탈북민 사회가 더 이상 국내 정치 싸움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3만 3천 탈북민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태영호 “현 정권의 북한어민 강제북송 보며 큰 좌절감”

지난 10일 태영호 전 공사의 총선 출마 소식이 처음 보도된 뒤 일각에서는 “또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하지만 태 전 공사는 지역구 출마를 자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 지역은 한국당 텃밭인 강남구, 탈북민 단체가 많은 양천구, 보수세(勢)가 강한 용산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당선되면 첫 탈북민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다.

태 전 공사는 이튿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좌파세력이 통일을 주도하고, 우파세력은 반통일주의자라는, 낡은 구도를 깨부수려 한다”면서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고, 한국이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가는데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고 출마의 변(辯)을 밝혔다.

그가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당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에 대해 정부가 “이들은 배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며, 조사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몰래 강제북송한 사건이 계기였다. “북한에서 여기(한국) 내려온 청년들이 범죄자냐 아니냐는 판단에 앞서, (정부가 나서서)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보면서 큰 좌절을 느꼈다”고 태 전 공사는 소회했다.

그는 “현재 대북·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어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나와 내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준 대한민국 국민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만약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북한 엘리트들, 저의 옛 동료인 북한 외교관들,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며 “제가 대한민국에서는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듯,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11월 북한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북송 당일날 국회에서 찍힌 국가안보실 관계자의 문자메시지 때문에 세상에 알려졌다. 그 전까지 정부는 북한 어민에 대한 소식을 숨겼다. ⓒYTN 당시 보도화면 캡쳐.

태 전 공사는 “저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북한 정권과 체제에 대해 깊이 안다”며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의 통일정책이 아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현실적인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 “태 공사 당선은 탈북민의 승리이자 기쁨”

탈북민이 국회의원이 된 사례는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던 조명철 박사다. 하지만 탈북민이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태 전 공사가 처음이다. 탈북민 사회는 태 전 공사에 거는 기대가 커보였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태 전 공사가 ‘보수’ 정당이 아닌 ‘우파’ 정당을 통해 총선에 출마한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그가 이번에 당선되면, 이는 탈북민 사회의 기쁨이자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3만 3000 탈북민이 바라고 있는 김씨 왕조 제거와 북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칭 보수’가 아닌 ‘우파’로 나서야만 가능하다는 데 공감한다는 뜻이었다.

"지금까지 정치권은 탈북민들을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하려 했고, 일부 탈북민은 개인의 이익 때문에 휘둘려 같은 탈북민과 대립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을 근거로 한 탈북 정치인이 자리를 잡는다면, 탈북민과 북한인권문제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데 특정 정당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허 위원장의 설명이었다.

“탈북민 사회 일각에서 정치세력화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묻자 허 위원장은 “그런 주장이 있다고 들었다”며 “자유민주통일을 염원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직접 겪은 탈북민들이 정치권에 진출한다면 친북·종북 세력들의 거짓과 위선을 깨고, ‘무조건 퍼주기’식 대북정책 등을 모두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한국당 “지성호 나우 대표·태영호 전 공사로 문재인 대북정책 심판”

▲ 20일 태 전 공사 출마 기자회견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태 전 공사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했다. ⓒ뉴데일리.

한국당은 지난달 ‘목발 탈북민’으로 유명한 지성호 나우(NAHU) 대표를 영입했다. 한국당은 그와 태 전 공사를 영입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에서 시작해, 심판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형오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공관위 회의를 마친 뒤 “1000만 이산가족과 북한 동포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평화통일의 물결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에 당당히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인물을 영입했다”고 태 전 공사를 소개했다.

한국당은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태 전 공사의 뜻을 수용해 서울에 전략공천 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탈북민은 주로 비례대표로 출마했는데, 태 전 공사처럼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그의 용기와 결단은 탈북민과 진정한 통일을 바라는 남북민 모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구체적인 지역구는 미정이지만 한국당 텃밭인 강남구, 탈북민 단체가 많은 양천구, 보수세(勢)가 강한 용산구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태 전 공사의 지역구도 확정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내던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인 2018년 5월, 그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 연구위원직을 사퇴했다. “나의 활동이 남북대화 진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소속 기관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판단됐다”는 것이 태 전 공사의 당시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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